본문 바로가기

글 속에 숨쉬는 역사

[박석희이냐시오주교] 1997년 사목교서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5-09-26 오후 2:07:11
  • 조   회 55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

 

 

 

- 지역 사회 봉사와 선교의 해 -

 

 

 

1.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금년은 우리가 그리스도 강생 2000년 대희년을 뜻깊게 맞이하기 위한 3년간의 준비기간 중 첫해입니다. 전 교회가 1997년은 예수 그리스도의 해, 1998년은 성령의 해, 1999년은 성부의 해로 정하여 신앙과 희망과 사랑의 삶을 반성함으로써 2000년 대희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 삼천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안동교구의 1997년도 사목방향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그분의 삶을 따라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선교하는 해로 정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섬기는 삶의 태도를 본받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로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마태 20,28).

 

이신 예수 그리스도

2.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고 말씀하신 예수께서는 우리의 길이십니다. 현대인은 참된 인생길이 무엇인지를 찾지 않고 너무 현실에만 정신을 쏟고 삽니다. 바른 인생길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 길을 가르쳐 주는 사람도 부족합니다. 하느님께 이르는 길들은 많이 있습니다. 바른 양심과 깨끗한 마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사는 길,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 등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물질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에서 벗어나 육체의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3.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인생의 길은 그 누구보다도 확실합니다. 하느님으로서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사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우리의 길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예수께 대해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르 9,7)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생의 모든 비밀과 당신 자신에 대해서 모두 알려 주셨습니다. 사람은 어디에서 났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 인생살이에는 왜 고통이 있으며 죽음이란 무엇인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등 인생의 모든 수수께끼를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소 풀어 주실 뿐 아니라 그분의 삶을 통해 직접 보여 주십니다. 어떤 성현은 나를 보지 말고 나의 가르침을 보라고 하였으나 예수께서는 내가 곧 길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께서 바로 우리의 길이시기도 하며 이정표도 되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만을 바라보며 바른 인생길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진리(眞理)이신 예수 그리스도

4. 하느님께서는 진리의 근원이시며 하느님의 말씀은 곧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진리는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드러납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요한 1,14)는 요한 복음의 증언대로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진리시기에(요한 14,6) ‘세상의 빛’(요한 8,12)이 되십니다.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우리가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찾으며 살 때 바른 인생길이 환히 비추어질 것입니다.

행실과 말이 진리의 빛을 따를 때에 진실되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의 말과 행실에는 위선과 거짓이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이 서로가 서로에게 진리에 바탕을 둔 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더불어 살 수 없습니다.

5.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요한 18,37)고 선언하신 예수님을 따라 그리스도인은 진리이신 우리 주님을 위해서 증인이 된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됩니다”(2디모 1,8). 사람들 가운데서 진실된 삶을 살므로써 진리를 증거하고 진리를 분명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은 어디서든 생활의 모범과 말의 증거로써 세례 때에 새 사람이 되었음과 견진으로 성령의 능력을 입었음을 나타내야 합니다”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 11). 이와 같이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진리에 대해 증거하며 증언하는 삶은 선교의 기본 내용이 됩니다.

6. 사려깊은 사람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도덕적 양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럴 때 하느님 말씀, 즉 진리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진리이신 분이기에 그분을 찾으며 그분을 따라 사는 것이 곧 바른 양심으로 사는 삶이 됩니다. 하느님의 진리를 따라 바른 양심으로 사는 사람은 참으로 자유롭습니다. 이러한 자유는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는 하느님 은총이며 이 은총속에 사는 사람은 어떠한 시련이나 외적 억압과 속박 중에서도 항상 참된 자유를 누립니다.

7. 하느님은 진리 자체이시며 그분의 말씀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신 그분의 약속은 꼭 실현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약속은 꼭 이루어집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믿음이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생명(生命)이신 예수 그리스도

8. 생명의 근원은 창조주 하느님이십니다.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생명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비롯하여 만물이 당신 생명으로 충만하기를 바라십니다.

인류 역사의 시초에 교만한 인간은 자유를 남용하여 참 생명이신 분을 몰라보고 거부하는 죄를 범하였고 이로써 인간 세상에는 죽음이 들어 왔습니다.

9.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시어 당신 외아들을 보내시어 그를 믿는 이마다 모두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 (요한 3,16 참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생명의 주님이십니다.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기까지 당신 자신을 낮추시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완전히 순종하시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갈라 2,20 참조) 당신의 생명을 주셨고(요한 5,26 참조) “우리가 그분으로 말미암아 살도록 하셨습니다” (1요한 4,9).

10. 선생님 제가 무슨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묻는 젊은이에게 예수께서는 먼저 하느님을 한 분이신 선한 분으로’, ‘최고로 선하신 분으로인정하고 그분의 계명들을 지키고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마태 19,16-19 참조). 계명을 지키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그러나 계명을 지키는 일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흘러나와야 합니다. 부자 청년은 모든 계명을 다 지켰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자기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은 한 가지 사실때문에 예수님의 제자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마태 19,21 참조).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우리는 생명을 섬기고 생명에 봉사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재산을 나누는 일은 그들의 생명을 섬기는 일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율법을 완성하는 일입니다” (로마 13,9-10). 가진 것을 나누고 이웃을 섬기는 일은 곧 생명에 봉사하는 것이고,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입니다. 그러므로 영원한 생명을 소망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의 정의와 평화, 인간 복지를 위해 투신하는 의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지역 사회 봉사와 선교

11. 지역 사회 봉사는 섬김을 받으러 오지 않으시고 섬기러 오신’ (마태 20,28) 예수님의 삶을 주변 이웃안에서 실천하는 삶입니다. 또한 교회 공동체가 지역 사회 안에 살아있는 모습을 구현함으로써 세상에 구원 도구가 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는 삶의 모범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 몸담고 있는 우리 교구가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2. 우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자 합니다. 각 교회가 몸담고 있는 지역 사회의 복지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교회가 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그늘진 곳이 있다면 교회가 앞장서서 찾아가 이웃 사랑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특히 인생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바른 인생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 교육 활동과 건전한 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소년·소녀 가장들과 같은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보이도록 합시다. 인생의 의미는 물질이나 권력의 소유에 있지 않고 참 사람됨에 있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과소비 추방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지나친 사치 생활을 하지 않기로 합시다. 생명운동인 환경운동과 유기농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유기농산물 생산을 위해 정직한 노력을 다할 뿐 아니라 우리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는 운동도 전개합시다. 그리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전적으로 신뢰함으로써 인생의 앞길을 점치는 온갖 미신 행위는 물론 거짓 예언자들을 찾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합시다.

13. 우리 교구 지역내의 천주교 신자 분포 비율은 전체 인구의 4%에 지나지 않는 열악한 상태입니다. 선교의 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어렵다고 하더라도 우리 자신들의 노력이 부족하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교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이고 선교를 통하여 교회는 거듭나게 됩니다. 선교 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연구를 통하여 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선교에 힘쓰도록 합시다. 우리가 선교하지 않는다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신앙이 그만큼 약화되어 있다는 징후가 아니겠습니까?

14.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요한 14,6)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고백으로 받아들입시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향한 바른 인생길을 살아 갈 수 있게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교우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이 이루는 공동체에 주님의 은총이 풍성하게 내리길 기도합니다.

 

1996121일 대림 첫주일에,

 

천주교 안동 교구장 박석희.이냐시오 주교

천주교안동교구 역사관

천주교안동교구
Copyright(c) acatholic.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