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역사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뒤에도 역사가 놓여져 있고 우리 앞에도 역사의 궤도가 깔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살펴보면 실로 변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2천 년의 기나긴 역사가 흘렀지만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들어보십시오!
“마음이 가난한 이는 진복자로다.
마음이 양선한 이는 진복자로다.
악을 슬퍼하는 이는 진복자로다.
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 이는 진복자로다.
자비로운 이는 진복자로다.
마음이 순결한 이는 진복자로다.
화목하는 이는 진복자로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이는 진복자로다.”
지금 말씀드린 이 진복팔단이야말로 이 세상이 다하는 순간까지 우리가 가슴에 새겨 두어야 할 성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튼 가난한 사람은 감사할지언정 교만을 부리지 않습니다. 양선한 사람은 남에게 적의를 품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한테 미움을 받지도 않습니다. 악을 슬퍼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삼갑니다. 의에 주리고 목말라 하는 사람은 탐욕의 포로가 되어서 인간의 도리를 벗어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남을 위해 봉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순결을 지키는 사람은 자신을 성화시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사람은 용기가 있는 사람이고 삶의 보람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성직자, 신자 여러분, 오늘은 안동교구가 설정되는 날입니다. 즉, 오늘 상주, 문경, 의성, 예천, 안동, 영주, 청송, 영양, 봉화, 영덕, 울진 등 경상북도 11개 시, 군의 성직자와 신자들이 한데 모여서 교회 안에 새 교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다같이 손에 손을 잡고 구원의 길을 걸어가야 되겠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다같이 아직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것을 알려 주어야 되겠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다같이 이 사회를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도록 봉사해야 되겠습니다. 그럴 수 있도록 우리들에게 있는 것은 오직 신앙, 그리고 신앙에서 나오는 자신, 기쁨, 용기뿐입니다.
새 교구 성직자, 신자 여러분, 본인도 힘껏 일해보겠습니다만 오늘 우리 서로 다짐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하나 하나가 진복팔단의 교훈대로 살기로 다짐하는 그것입니다.
세상은 변할지라도 내 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으므로 우리 다같이 진복팔단의 정신에 의해서 살면 현세와 후세에서 진복을 누릴 것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1969년 7월 25일
천주교 안동교구장 두봉 레나도 주교